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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만명의 관객수가 손익분기점인 영화 사바하가 순항중이다.

영화 첫 시작부터 몰입감이 넘 좋았다. 주문을 외는 듯 한 매우 낮은 목소리가 음산하게 깔리고 서양에서 악마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검은 염소와 그 울음소리, 담담한 내레이션, 세피아톤의 화면이 어우러져, '귀신'의 탄생이라는 영화의 발단을 으스스하면서도 모든 상황을 압도하는 묵직한 느낌으로 열어주었다.


그 이후로 영화는 퍼즐을 하나하나 끼워 맞추듯이 진행 된다. 보기 전에 후기 중에 검은 사제들에 비해서는 다소 루즈한 느낌을 받는 다는 평을 봤는데, 서로 별개의 것이던 사건들이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조금씩 연결되어 마지막에 하나의 커다란 그림이 완성되는 전개이다 보니, 결말을 알기 전까진 그 사건들의 의미가 바로바로 와닿지 않기는 했다. 하지만 정말 퍼즐을 맞추는 마음으로 텐션을 놓치지 않고 보여지는 조각조각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가 완성되기 시작할 때 나도 덩달아 몸에 전율이 흐르게 됐다.



또 이 영화를 흥미롭게 했던 건 영화에 나타난 성탄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었다. 극 중에서 박웅재 목사는 성탄절이 아기 예수가 태어나서 기쁜 날이 아니라 그 예수가 태어난다는 예언으로 인해 베들레헴의 모든 사내 아기가 로마 병사들에게 죽어야 했던 슬픈 날이라고 한다. 영화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또한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전개 된다.


음향도 넘 좋았다. 첫 시작부터 나왔던 저음의 불경? 소리와 중반부터 나오기 시작하는 자장가, 이 두가지 메인 음악이 영화의 음산하면서도 슬픈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었다.



영화 자체로서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금화의 이야기가 너무 생략된 게 아닌가 싶다는 거다. '귀신'과 쌍둥이로 태어나 부모도 잃고 늘 공포감에 쌓여있는 조부모 밑에서 금화가 무엇을 보고 어떻게 느끼며 자라왔는지를 보여줬다면, 특히 영화 후반에 가서 금화의 행동들에 대한 보다 풍부한 배경을 제공해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것에 대해 감독은 영화 전반의 핵심을 '모성애'라고 하고 금화의 행동 또한 이에 바탕을 둔다고 했는데 이건 감독이 모성애라는 것을 너무 비약적으로 해석한 게 아닌가도 싶다. 아가페적 사랑에 가장 가까운 게 모성애라는 말을 듣고 그런 식으로 인터뷰를 한 거 같은데 그냥 모성애라고 하지 말고 아가페라고 하는 게 훨씬 낫지 않았을까 싶네.



나는 <사바하>는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꼭 두번 보는 걸 추천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볼 때는 영화 전반의 수수께끼보다 항상 한 걸음 뒤쳐져있을 수밖에 없지만, 결말을 알고 완성된 큰 그림 속에서 인물들의 포지션과 그들의 감정을 알고 다시 본다면 진행되는 수수께끼와 나란히 걸으며 보다 자세히 그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영화를 모두 관람한 사람들을 알테지만

결말을 마주하고 난 후 나오는 쿠키영상 엔딩크레딧 영상은 없다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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